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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7살때 하늘이 날 더러 죽으라고
하나 보다, 싶어서 죽자 했슈. 죽음만
기다리면서 읽은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여인들]이었지유. 그 책을 몇 번
읽었는지 몰라유. 며칠 동안 반복해서
읽었는디 그때 그 생각을 했슈.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나두 이런 책 한 권만
쓰고 죽자.
참 신기한 건 그 이후로 저한티 어려운 일은
없었슈. 읽을 책이 있고 쓸 원고지나
공책만 있으면 불편하지 않더라고유. 혼자
공부해서 쓰는 것이니까 공부를 해야
하는데 당시 공주 문화원 도서관에 가면
책은 많았으니까유. 닥치는대로 읽고
쓰면서 10년을 살었어유. 돈벌이는 되는
대로 했고유. 그냥 책을 읽고 쓸수 있으면
행복했슈. 문학 외에는 극복이라는 말을
떠올릴 이유가 없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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